remem+3일차 (02.27)
잔치국수가 너무 맛있었던 하루
세 번째 글감 “주머니에서 꺼낸 물건들”
동전
내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은 딱 2가지다.
동전과 립스틱.
동전은 주머니에 잡히면 가방에 넣거나, 책상에 둔다.
그래서 내 가방은 늘 두둑하고, 책상 아래는 마치 '동전 마을'을 이루고 있다.
어린 시절, 동전 하나를 주워도 크게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제는 500원짜리가 아니면 굳이 주워 담지 않게 되었다.
붕어빵조차 카드로 결제하는 요즘, 현금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마트의 카트에서조차 동전을 넣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어쩌면 동전이 전혀 생산되지 않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일본 여행을 가면, 오랜만에 동전을 세어 결제하는 짜릿한 경험을 즐긴다.
가격에 맞춰 동전을 세는 순간의 긴장감과 스릴, 앙증맞은 동그란 동전 지갑.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자투리 동전을 보며 느끼는 성취감은 여전히 쏠쏠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물건의 가격을 계산하는 느낌이 한층 가벼워졌다.
마치 돈을 더 함부로 쓰는 듯한 느낌이다.
현금을 사용할 때는 그 돈을 직접 만지며 아꼈던 가치가 느껴졌지만,
지금은 얼굴 인식 한 번으로 결제가 이루어지니,
돈을 쓰는 것이 너무나도 쉬워졌다. 돈의 가치가 마치 가벼워진 듯하다.
가끔 주머니에서 발견한 자투리 동전으로 친구들과 간식을 나눠 먹던 시절이 그립다.
이제는 송금 앱으로 너무나도 간편하게 처리되니, 어딘가 아쉬운 기분이 든다.
오늘만큼은 다시 지갑에 동전을 넣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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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aBcx5BSnmvA?si=1Wd2XVcvnhLCNfDx